한국은 2023년 기준, 0세부터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고, 어린이집 보육료를 국가에서 부담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아예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특성화수업* 등의 항목으로 5만원-10만원 까지도 별도로 내야하는 비용은 발생됩니다.
특성화수업이란? 음악,체육,미술 혹은 요리 등 외부에서 강사를 채용해서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으로 도구를 가져와 개별로 수업하는 시간
어린이집 중에는 5세 까지만 다닐 수 있는 곳도 있고, 7세까지 다닐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5세 부터는 유치원에도 다닐수 있는 나이라 5살(=만3세)이 되어서 이제 단체생활을 시작하려는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첫 단체생활을 어린이집으로 보내야 할지, 유치원으로 보내야 할지, 유치원에 가야한다면 국공립유치원으로 가야할지 사립유치원으로 가야할지 모든게 처음인 엄마 아빠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5세아이, 어린이집 vs 유치원 어디로 보내야 좋을까요? 어린이집, 국공립유치원, 사립유치원 모두 수업방식이나 비용 등에 차이점이 있기에 약간의 공부 후 가정마다 지출할 수 있는 경제상황, 집과 가까운지 여부와 아이의 성향에 맞게 결정하면 됩니다.
더 어릴때 부터 단체생활을 시작한 아이라면, 한가지만 체크하면 됩니다. 아이가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즐겁게 다니고 있나요?
그렇다면 고민 필요없이 쭉 끝까지 졸업 할 때까지 다니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아무리 좋다고 소문이 나도, 역사가 유명한 명문 이라도 어딜가든 선생님과 친구들을 누굴 만나느냐가 만족하고 잘 지낼 수 있는 핵심이며, 사람 만나는 일에는 늘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에게 매일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해 주는 것도 정서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어린이집 vs 유치원 차이점
- 관리 시스템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유치원은 교육부와 교육감이 관리감독합니다.
- 선생님
어린이집은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 혹은 학점은행이나 사이버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고 보육교사2급 자격증을 취득한 선생님이며, 유치원은 3년제 혹은 4년제 대학의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선생님입니다. 교사의 학력이나 자격증 취득 과정 때문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퀄리티가 다르다고 표현하는 글을 많이 봤는데, 좀 잘못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의 설립 목적 자체가 돌봄 이었기에 생긴 기준 이었을 뿐, 2년제와 4년제의 차이 혹은 자격증의 취득이 어려운가 쉬운가가 아이를 잘 이끌어 줄 수 있는가의 선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어디를 나왔든 아이를 잘 돌보고 교육해 줄 수 있는 핵심은 사람의 적성과 인성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운영방식
어린이집은 어린 아기도 돌볼 수 있어야 하다보니 주로 아이를 돌봐주는 개념이 기본이지만, 어린이집마다 약간의 운영방식은 달라집니다. 가정 어린이집은 좀 더 보육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규모가 큰 어린이집의 경우는 특성화수업 등으로 다양한 학습활동으로 많이 채워서 유치원에 준하는 교육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보육시간이 오전 8시 – 저녁 7시30분까지 길게 운영하고, 방학기간도 일주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일하는 엄마들한테 큰 장점입니다.
유치원은 돌봐주는 개념보다는 교육위주로 하루가 구성되며, 5세 이상의 아이들이다보니 낮잠시간도 없습니다. 보육시간은 기본적으로 오전9시 – 오후2시 이지만, 유치원 마다 차이가 많아서 내가 가려고 하는 유치원이 있다면 직접 문의해 봐야 합니다.
- 비용
어린이집은 나라에서 보육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특성화 수업비를 다양하게 진행한다고 해도 최대 20만원을 넘지 않지만, 사립유치원은 기본 비용이 30만원 부터 시작 해서 80만원까지 드는 곳도 있더라구요 –
국공립유치원은 비용이 없는대신 보육시간이 짧고, 방학기간이 길어 맞벌이 가정 혹은 일하는 엄마들의 경우, 아무래도 어린이집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사립유치원 vs 국공립유치원 차이점
- 운영주체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국공립 유치원은 나라에서 운영하며, 국공립 유치원은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병설유치원’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단설유치원’으로 나뉩니다.
- 선생님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전공자 이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유치원 원장의 재량으로 선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공립 유치원인 병설유치원이나 단설 유치원은 국가임용고시에까지 합격해야 하고 교육공무원이라서 근무지도 국가에서 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 비용
국공립유치원의 경우는 기본교육 비용은 어린이집처럼 국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무료입니다. 물론 특성화수업비용은 별도이며, 월 최대 1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운영됩니다.
사립유치원은 기본비용이 30만원부터 시작되며 특성화 수업비 혹은 여러가지 기타 비용을 합치면 최소 50-80만원 까지도 들기 때문에 이 때 ,가정의 경제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 교육비도 저렴한테 모두 국공립 유치원에 보내면 좋은게 아닐까? 싶지만 여기서 맞벌이 가정의 경우, 선택권이 없어집니다. 바로 운영시간과 차량운행이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 운영시간
병설유치원의 정규교육시간은 9시 – 1시 하루 4시간입니다. 별도로 방과후 과정을 신청해서 서류를 갖추어 선정 되어야만 방과후 과정반으로 배정되어 오후 7시까지 아이가 있을 수 있는데, 신청 경쟁이 치열한 경우, 추첨을 통해야 하므로 만약 떨어진다면, 두번째 대책이 또 필요합니다.
병설유치원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너무 일찍 끝나고 방학이 정말 깁니다. 방과후 과정에서 떨어진다면, 여름방학은 한달, 겨울방학은 두달입니다. 맞벌이 가정은 누가 옆에서 돌봐주는 분이 안계시면 현실적으로 병설유치원은 보낼 수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 운영방식
병설유치원은 초등학교랑 같은 건물을 쓰기 때문에 급식이 초등학생에 맞춘 식단으로 제공 되서 매운음식이 자주 나와 매운음식을 못 먹는 아이는 가끔 밥만 먹고 오는날도 있습니다. 혹시 아이가 평소 잘 안먹고 편식을 한다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역마다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식단을 구성해 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유치원 알아보실 때 꼭 미리 문의해 보세요.
그리고 차량을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직접 등,하원을 해줘야 하지만 교육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으로 정기지출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외벌이에 전업주부 가정이라면, 국공립유치원을 적극 추천합니다.
사립유치원은 유치원에 수영장이 있는 곳도 있고, 교육프로그램에 한글,영어, 피아노 등 기본적으로 학교 들어가기 전에 배웠으면 하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생일파티나 행사마다 이벤트가 있어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아이가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체험을 좋아하거나 엄마가 아이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성향이라면 잘 맞겠고, 혹은 맞벌이 가정이라 별도로 학원을 보낼 수 없는 경우라면, 유치원 교육과정 안에서 다양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다만, 몇 해전 사립유치원의 재정비리가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면서 그 비싼 교육 비용이 모두 우리 아이에게 쓰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불신이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집 근처에 보낼 만한 사립유치원의 평판을 엄마들을 통해 미리 들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새로 이사간 동네라서 딱히 정보를 얻을 만한데가 없다면, 근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하원시간에 맞춰 놀이터에 있다가 엄마들이 아이들 놀게 하려고 데리러 올 때 여기는 어떠냐고 물어보면서 알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인성에 기반한 교육 그리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기른다는 목적으로 운영방식 자체가 자율적으로 노는 시간이 많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만들기나 블럭놀이 바깥놀이 등을 주로 합니다.
아이가 병설유치원에 다녔는데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친구들 혹은 언니오빠들 하고도 지내보고, 선생님과 소통하며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개념의 배울 점은 많아보이는데, 엄마입장에서 느끼는 단점이라면 한글이나 산수 등의 기초적인 학습 수업이 없다보니 불안한 마음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사립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과 국공립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은 한글을 익히는 것 부터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초등학교 가서 수업을 하나도 못 따라 가는 것 아닌가 처음에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아이가 다행히도 한글은 집에서 간단하게 가르쳐 주는 것만으로도 한글도 다 알고 책도 읽게 되어 그냥 끝까지 병설유치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만약 맞벌이 가정이라 일일이 아이의 한글이나 책 읽는 부분까지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초등학교 시작부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필수 체크리스트
- 가정의 상황 : 맞벌이라면 부모의 업무시간에 맞게 보육이 가능한 곳으로 선택해야 하며, 각 기관마다 비용이 다르니 가정의 경제 상황에 맞게 선택합니다.
- 아이의 발달상태 : 기저귀를 아직 차고 있다거나 아이의 발달이 조금 느린 편이라면 유치원에 일찍 가는 것은 아이한테 무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많을 수 있습니다. 유치원은 돌봄 개념보다는 교육위주다 보니 화장실도 스스로 가야하고, 선생님이 1명이 인솔 해야하는 인원도 어린이집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일일이 다 돌봐줄 수 없는 구조입니다.
- 집과 가까운지, 차량운행 여부 : 집과 가장 가까운 곳이 제일 좋지만, 여건이 안된다면 통학차량이 운행 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린이 집이든 유치원이든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는 20개월쯤 처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매일 아침 어린이집 현관 앞에만 가면 울고불고 엄마랑 헤어지는 시간을 너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다 친구들이 눈에 보이고, 선생님도 익숙해져 6개월 정도 지나니 어느덧 적응이 되어 정말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힘들어 하긴했지만 결국 잘 적응하는 걸 보고 ‘어딜가든 잘 적응 하겠지’싶어 일을 할 생각으로 대중교통 조건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 어린이집도 옮겼습니다. 새로 옮긴 어린이집은 기존의 돌봄개념 보다는 체육,영어요리 등 더 다양한 특성화 수업 들로 하루가 짜여져 있었고,선생님들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그 어린이집에 1년을 다녔는데 1년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울며 다녔고, 결국은 마지막날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울며 등원 했습니다. 너무 울어서 선생님이 도저히 수업을 할 수 없어 전화를 주시면, 집에 다시 데려오는 날이 더 많았고, 코로나 시기라 어린이집에 아예 등원을 못하고 쉬는 날도 많아서 출퇴근하는 정규적인 일을 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서 울기 시작하고, 등원하는 길에 걸어가다가 옷에 쉬를 해버리기도 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일을 해 보겠다고 이사한 목표는 사라져버리고 아이와 저의 관계까지도 틀어지면서 아이의 심리상담을 알아보고 있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하면서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집 안 여러사정 때문에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제가 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현재 어린이집에 적응을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고 싶어도 근처에 자리가 있는 곳이 하나도 없었고, 유치원에 가려면 차를 타고 다른 동네로 보내야 했는데, 말이 아직 서툴어 자기표현도 잘 못하고 시도때도 없이 우는 아이를 차를 태워 보낼 자신도 없었습니다. 이사하기 전 어린이집 담임선생님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아이가 너무 예민한 성향이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만약 유치원으로 가면 선생님 1인당 케어 해야 하는 아이들 인원이 많아서 아이가 아마 적응을 못할거에요. 선생님 1인당 5명까지만 케어 해주는 어린이집으로 보내시는게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저도 아이의 성향을 주의깊게 살피지 못하고 덜컥 어린이집을 옮기면서 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 말씀에 공감이 되어, 이사를 오고나서 어린이집을 가려고 알아봤지만, 자리가 없어 계속 집에만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단체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이사까지 왔는데, 집에서 계속 혼자 노는날이 길어지자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니 집 앞에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보였습니다. 자리가 혹시 있나 싶어 전화를 해 봤는데 운이 좋게도 1명이 이사를 가서 자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사오기 전 어린이집 선생님이 해준 조언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보낼까말까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교육비가 별도로 들지 않으니 일단 보내보고 어린이집에 자리가 나면 옮겨야 겠다고 계획하고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매일 울어대서 저는 아침에 눈뜨는게 싫었고, 유치원에는 적응하기 힘들거라는 예민한 기질의 아이 였지만, 모든 예상은 완벽하게 다 틀렸습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혼자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먼저 일어나 준비하고, 주말엔 빨리 월요일이 되서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아이를 보내 놓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면서 일자리도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에 7세까지 다니다가 초등학교 바로 들어가면 돌봄 위주로 케어 받다가 학교 가는거라서 적응을 못하기 때문에 5세까지 어린이집 다니다가 6세 되면 유치원으로 가야하는 게 좋다더라 병설유치원은 CCTV가 없어서 불안하다더라,병설유치원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오기 때문에 수준이 떨어진다더라 등등 경험 마다 다 달라서 도대체 갈피를 못잡을때도 있었는데, 일단 나의 일상루틴에 맞게 우리집에 제일 가까운 곳을 기준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남의 경험담을 열심히 들어보며 나혼자 이고민 저고민 많이 했지만 지금 겪고나서 돌아보니 어린이집이냐 유치원이냐의 어떤 기관에 보내는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누구를 만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모입장에서 선택한 기준에 아이가 잘 따라와 주면 고맙겠지만, 혹시 그렇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결국 아이가 겪어내고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니 최소한의 기준을 가지고 아이에게 다시한번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